헤맨만큼 내 땅이다 – 길을 잃어도, 결국은 나의 길
살면서 우리는 수없이 헤맨다. 학교에서, 회사에서, 인간관계에서, 심지어는 나 자신 안에서도. 정해진 정답이 없는 인생길을 걷다 보면, "지금 이 길이 맞는 걸까?"라는 의문이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를 스친다.
나 역시 그랬다. 확신 없이 시작한 일이었고, 결과는 불안정했다. 가끔은 도대체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, 왜 이렇게 애써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던 날도 있었다. 주변 사람들은 이미 자기 자리를 찾아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고, 나는 아직도 이 길 저 길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다.
그런데 어느 날,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.
"내가 이렇게 돌아다니며 헤맨 시간들은 헛된 게 아니구나."
실패했던 경험들,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순간들,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'밑그림'이었다.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었을지 모르지만, 그만큼 나는 더 단단해졌고,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.
그래서 이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.
"헤맨만큼 내 땅이다."
지도 없이 걷던 그 수많은 길들이 결국은 나만의 땅이 되어주었다. 아무것도 없던 벌판이었지만, 헤매며 걸었던 자리에 발자국이 쌓였고, 그 발자국 위에 나만의 작은 세계가 하나씩 만들어졌다. 그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, 오직 나만의 이야기다.
우리는 흔히 안정된 삶을 꿈꾼다. 직선으로 곧게 뻗은 고속도로 같은 인생을 원한다. 하지만 정작 그 길을 걷다 보면, 어딘가 허전함을 느끼기도 한다. 반대로 수없이 구불거리고 가끔은 막다른 길도 만나는 인생은 피곤하고 불안하지만, 그만큼 더 많이 보고, 더 많이 배우고,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.
‘길을 잃었다고 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다. 나만의 길을 찾기 위한 준비 과정일 뿐이다.’
그래서 지금 혹시 인생이 너무 헤매는 것 같다고 느껴지는가? 너무 늦은 건 아닐까 불안한가?
괜찮다. 오히려 잘하고 있는 거다.
우리는 길을 잃은 게 아니라, 나만의 길을 만드는 중이다.
당장은 보이지 않더라도, 걸음은 쌓이고 있고, 발자국은 지도를 만든다.
언젠가 돌아봤을 때, 그 모든 방황의 흔적들이 나만의 땅이 되어 있을 것이다. 그래서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말한다.
"헤맨만큼 내 땅이다."